아파트 근처에 시골 풍경같은 텃밭들이 있어요.
내 텃밭이 아니어도 계절마다 자라는 채소들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고 산책하다가 좌판에 직접 농사지은 신선한 상추, 호박, 호박잎, 대파, 오이, 가지들을 필요할 때 한봉지씩 사들고 오곤 해요.
길가엔 항상 호박 넝쿨이 가득 자라 있고 노란 호박꽃을 볼 때면 왜 못생긴 사람을 호박꽃에 비유했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예뻐요.
그리고 요리를 좋아하는 저에겐 탐나는 식재료로 보이죠.
꽃을 따면 열매를 맺지 못하니 기다렸다가 서리 내리기 직전 요맘때 쯤엔 꽃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따도 될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열매 맺기엔 너무 늦은 시기니까요.
텃밭 주인한테 야채 사면서 호박꽃을 몇개 따가도 되냐고 부탁해서 귀한 호박꽃을 얻어왔어요.
오늘은 호박꽃 튀김을 이태리식으로 안에 리코타치즈와 홈메이드 앤초비를 넣고 튀김옷을 입혀 튀겼어요.
앤초비는 싱싱한 멸치를 소금과 올리브오일에 저장하는 이태리식 젓갈인데 요리에 넣으면 짭짤한 감칠맛이 나요.
튀김을 더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 겉에 빵가루 한번 더 입혀 줬구요.
치즈가 들어가서 더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나면서 말 그대로 겉바속촉 ~
겉은 튀김가루와 빵가루로 바삭하고 안은 치즈로 촉촉하니 맥주 안주나 와인 안주로 딱 어울려요.
간식으로 먹어도 좋구요.
꽃요리를 할 때면 시각적으로 예쁘니까 눈이 즐거워지는 거 같아요.
사람은 자신이 먹는 음식이 자신이 되는 거라고 하는 말도 있는데 왠지 꽃을 먹으면 꽃이 될거 같은 느낌도 들고요.
호박꽃으로 눈호강 입호강 하네요.
호박꽃 남은 걸로는 호박전을 부쳐봐야 겠어요.
귀한 재료이니 여러가지 요리를 해야 기분이가 더 흐뭇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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