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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아침시간 - 제육불고기, 감자엿장조림, 김볶음, 계란말이

전 언제나 5시이전에 일어납니다.
회사 출근하는 큰 딸아이와 막내도 학교에 일찍가니까요. 그래서 늘 아침시간은 바쁩니다.
그런데..요즘 회사일이 바빠서 늦게 퇴근하는 딸아이.... 아침에 못 일어나겠답니다.
깨우지 않아도 잘 일어나는 아이인데 말이죠.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깨웠더니 조금만 더 자야 한다고...밥 안 먹더라도 5분만 더 자고 싶답니다..
이럴 때 참 안쓰럽지요.. 일어나서 후다다닥~~ 바쁜 아이에게 뭐라도 먹어볼려고 해도 도저히 못 먹겠다고 그냥 나가서 간단히 먹겠다고 하네요...
복숭아쥬스라도 갈아주려 해도 그것도 못 먹겠다고 하고요.
그렇게 빈 속에 출근을 했고...
막내는 이번 주까지 고등학교..방학이라... 널널하고....
일찍 일어나던..남편까지도... 일어날 생각을 안하던 날의 아침이었습니다.

늘 동동거리다가.... 시간이 주체를 할 수 없이 남아도니... 참... 이 또한 난감....
밥은 갓 지어서 먹어야 맛있는데...밥도 너무 일찍 해놓았고...
반찬도..처음 생각했던 것보다..자꾸 가지수가 늘어납니다.
처음엔 그냥 있는 반찬에.... 제육 불고기하고 갈치나 구워서 먹을 생각이었지요..
근데... 괜스레..감자도 하나 깍아서... 초간단한 방법으로 졸이고....
계란 3개를 깨트려서.... 속에 시금치 나물해서 넣고 계란말이도 하고.....

그러고도 밥 먹을 사람들은 코빼기도 볼 수 없게 되자...
이번에는 김을 만지작만지작... 하다가.... 김 10장을 가위로 싹둑싹둑 썰고... 손으로 잘게 찢어서..... 들기름 한 술 넣고...깨소금 한 술 넣고... 맛소금 1/2작은술 넣고...설탕도 1/2작은술 넣어서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고루 무쳐서... 달군 프라이팬에 뒤적뒤적 볶아댑니다.
제가..김 재기 귀찮을 때 자주 해 먹는 김볶음이지요..
김구이도 좋아하지만..이거 해 놓으면.. 김 10장 누구 입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게 잽싸게 없어지곤 하거든요.. 그냥 반찬으로 집어 먹기도 하고... 아예 밥 한술 넣고 비비적거려서 먹기도 하고... 그러고도...남으면...밥 다 먹고...그냥 손으로 날름날름... 먹거든요. 이거 참 괜찮아요.

이러다.... 급기야... 제가 예전에 만들어 놓은 군어묵도 꺼내어.. 케찹 한 술, 칠리소스 한 술 넣고...양파, 고추 다져서 어묵케첩볶음도 해놓았어요.


참..이런 날도 다 있네 하면서요...
그렇게 해 놓고도... 밥 먹을 사람들은 없습니다.... ㅠ.ㅠ

제육불고기..... 오늘은 목살 400g으로 했는데요...등심으로 하셔도 됩니다.
고기는 핏물을 잘 빼주어야만 누린내가 나지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잘라서 파는 고기는... 물에 담글 수가 없잖아요.
그럴 땐 흐르는 물에 살짝만 씻은 후에요.... 키친타올을 위 아래로 깔아서 톡톡 두들겨가면서 핏물을 빼주면 됩니다.


고기를 진짜로 좋아하시는 분은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더 맛있다고들 하더군요. 돼지 불고기는 고추장만 가지고 많이 양념하는데..전 고추가루를 약간 섞었어요.
고기 재움장 :: 고기 400g 기준 - 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반 큰술, 양파 큰 걸루 1/4개, 아오리사과 작은 것 1/2개로 사과양파즙을 내서 붓고요.... 설탕 2큰술, 진간장 2큰술, 참기름 2큰술. 깨소금 1큰술, 생강가루 약간, 다진 마늘 2큰술, 다진 파 3큰술

위의 고기 재움장으로 핏물을 뺀 고기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고루 버무려서 30분만 재워둡니다.


미리 오늘의 야채인 브로콜리랑... 파프리카, 오이도 썰어 놓구요...
소스는... 마요네즈 소스나 참깨소스에 찍어 먹어도 맛있어요.


시간 남아돌아서 한 반찬..초간단 감자엿장조림입니다.
엿장은 제가 가장 빈번하게 쓰는 홈메이드 조림간장입니다.
이 엿장은 제 주변 사람들에게 히트친... 유명한(?) 조림장입니다. 따라 만드셔도 아주 좋아요.
엿장 만들기 포스팅 :: http://blog.naver.com/hwa1875/120072628596

요즘 감자가 분이 많아서..잘못 졸이면 다 부서지고... 색깔도 모양도 엉망이 되기 십상입니다.
의외로 이런 간단한 반찬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때가 있지요.
이 감자조림은 엄청 간단한 방법으로... 부서지지 않고... 색도 살리고..맛도 ..괜찮은 방법이지요.
우선 감자를 납작하게 썰어서....
렌지에.. 뚜껑 덮어도 안 덮어서 상관없구요..3분만 돌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설익을 염려 없거든요.그런 다음에... 냄비에...물 1/4컵 붓고요.... 향신기름(또는 식용유) 1작은술, 엿장 2큰술 넣고.. 전에 돼지고기 조림할 때 방법 기억나시나요?
향신기름 만들기 포스팅 :: http://blog.naver.com/hwa1875/120069822111

그냥.. 센불에서 건드리지 말고 바글바글 끓여서 졸이다...국물이 좀 졸아든다 싶을 때... 중약불로 줄여서... 자작하게 만든 다음에... 불 끄고 잔열에 파란 파채를 넣고 살짝만 섞어주면 끝납니다.
아주 간단하면서 맛있는 감자조림이 됩니다.



계란 3개를 깨트려서 안에 시금치 소금물에 데쳐서 맛소금, 깨소금, 참기름 넣고 무친 것을 넣어서 말아준 계란말이입니다.
3개로 하니깐 딱 2단 계란말이 되네요...ㅎㅎ
아이들은..케첩에 찍어 먹는 걸 좋아하더군요...


김볶음입니다..이거... 김재우기 귀찮으신 분들에겐 딱인 김볶음입니다..
맛도 김구이 못지 않아요..
하기사..김이 김맛이지.. 굽는다고..볶는다고.. 뭐 크게 달라지겠어요? ㅎㅎㅎ
이것도 여름에는 김이 눅눅해지기 십상이니 만드셔도 드시면 아주 좋은 밥반찬이 됩니다.


이렇게 해 놓구.. 세팅까지 다 해 놓고선.. 밥 먹을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시어머니께 먼저 드시라고 해도.. 그냥 같이 먹자고 하십니다...
그래도... 제육불고기하고 갈치는 아직 조리하지 않았습니다..지금 ...대기... 상태이구요..
전.. 늘.... 즉석요리는 금방해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손님초대할 때도... 미리 다 준비만 했다가... 손님들 와서 다른 요리먹을 동안... 즉석요리 몇가지는 금방 해서 내가야 좋아요...
조기 밑에.. 파깻잎채만 담겨진 빈접시가... 제육불고기 놓일 그릇인거죠. ㅠ.ㅠ


아.. 국은 육개장 끓여 놓은 것이 있지만... 오늘 제육불고기를 먹으면서..또 육개장 먹고 싶진 않을 것 같아서..담백한 양배추된장국을 끓였어요.
멸치육수 내면서 보니깐... 무 한토막이 야채실에서 ...뒹굴고 있더군요.. 딱히 쓸 데가 없어서 방황하는 것 같아서...무 한토막하고 양파를 강판에 갈아서 즙을 낸 다음에... 멸치육수에 넣고 살짝 끓여 주었죠.

오늘 시간이 남아도니깐... 한 짓이기도 하지만...사실 야채실에서 시들어가는 야채들이 있다면 야채육수를 내어서.. 요리나 국에 활용해도 맛이 좋아진답니다.
양배추 된장국에는.... 우리 된장과 미소된장을 반씩 섞어서 어중간하게 끓였어요.


한참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 끝에 남편 등장... 막내는 결국 깨웠습니다..
밥상 두번 안 차릴라고요.... ㅎㅎㅎ
제육 불고기 굽고 한쪽에선 갈치 굽고... 갑자기 바빠집니다...
그래도 이렇게 바쁜 게.. 훨 나은 것 같기도 해요...

돼지고기는... 기생충 감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꼭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이렇게 양념에 재운 경우에는... 설익거나 타기 쉽기 때문에 프라이팬을 일단 달군 다음에.. 약불로 줄여서.... 재운 고기를 얹고... 약하게 구워 주어야만 속까지 다 익어요... 자꾸 뒤적거리지 말고..한쪽 면이 완전히 익은 다음에... 뒷면을 구워주고요...

조기 옆에 있는 야채는... 파채칼로 썬 파채랑... 양배추칼로 썬 양파랑... 그냥.. 돌돌 말아서 칼로 썬 깻잎을...... 찬 얼음물에 담궜다가 내 놓은 거구요.
그래야 빠당빠당한 파채가 되거든요..
돼지고기엔 꼭 이런 야채..특히 깻잎을 준비해 주는 것이 좋아요.


고기도 다 구워지고..갈치도 구워지고 완성되었습니다...
이 사진 찍기 전의 우리집 모습...
조금 전까지는..제가 밥상 차리고 식구들을 기다렸지만..지금은 전부... 식구들이 대기상태입니다...
사진을 찍은 후에야..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점점 깨달아가는 중인 듯....
참 이상해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사진 찍는 게 너무 눈치가 보여서 몰래 몰래 찍었는데..
그것도 습관이 되니 가족들...이제 의레 그러려니..하고 기다려줍니다...






자..... 오늘도... 덥네요...
그래도..지가 물러가겠지요..언제까지 기승을 부리겠냐고요.....
오늘도 상쾌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제 블로그에 놀러오시면 더욱 많은 우리집 밥상 이야기와 요리, 살림노하우가 있답니다.
http://blog.naver.com/hwa1875

등록일 : 2009-08-14 수정일 : 20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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