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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 식탁 위에 차려진 맛있는 영화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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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외할머니가 고아주신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토종닭백숙 | ||
● 제목 : 집으로(The Way Home, 2002)
● 장르 : 드라마, 가족 ● 감독 : 이정향 ● 출연 : 김을분, 유승호, 동효희, 민경훈
어린 시절 어른들이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에는 유난히 외딴집이 많이 등장한다. 날이 저물어 컴컴한 밤길을 가야 하는 나그네, 멀리 불빛이 반짝이는 외딴집이 어린 시절 옛날이야기에는 자주 등장하곤 했다.
어쩌면 산다는 일은 나그네와 외딴집의 신화를 몸소 사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둡고 춥고 외로운 먼 길을 걷다가 도착한 불빛 따스한 외딴집. 그것이 외할머니의 존재는 아닐까?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 내 손을 잡아주는 꺼칠한 할머니 손. 그 어떤 잘못이나 과오도 다 덮어주는 할머니의 부드러운 눈빛, 후회나 절망조차도 희망으로 바꿔버리는 할머니의 품속... 따뜻한 이야기가 있다. 조용하게 마음을 아리게 하는 영화 <집으로>.
이 영화는 울라고 강요하는 대목은 하나도 없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뚝뚝 흘렀다. 어떤 영화는 가슴만 아프면서 눈물은 안 나오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감정보다 먼저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영화를 보고 나니 마음에 맑게 정화되는 기분을 느꼈다. 할머니 사랑에 마음을 헹구고, 시골 풍경에, 그곳 사람들의 순박한 삶에 마음을 헹구고... 마음 설거지를 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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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가 밥을 안 먹고 누워만 있자 할머니는 상우 이마에 손을 대본다. 열은 없는 것 같다.
할머니는 잠든 상우의 머리에 베개를 고여주고, 이불도 잘 덮어준다. 그리고 부엌에 앉아 칼을 간다. 뒤이어 들리는 닭의 비명소리. 닭은 그날 운명을 달리하고, 할머니는 푹 고은 닭백숙을 밥상에 차려 방으로 들어온다.
“이게 무슨 켄터키 치킨이야? 내가 치킨이라고 했잖아~. 후라이드! 누가 물에 빠뜨리래? 싫어, 안 먹어. 앙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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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에게 주고도주고도 모자라 자꾸만 주는 할머니. 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아무리 철없이 굴어도 다 받아주고 그저 사랑만 해주는 할머니. 할머니 생각이 난다. 우리 할머니도 내가 방학에 내려가면 토종닭을 잡아 닭백숙을 해주셨는데...보고 싶다. <집으로>에서 할머니가 손자에게 해주셨던 그 토종닭백숙을 따라해보자. | ||
R.E.C.I.P.E | ||
![]() ① 닭은 깨끗이 씻어놓는다. 찹쌀을 불려둔다. 밤, 대추, 마늘, 인삼 등을 깨끗이 씻어둔다. | ||
![]() ② 찜통이나 냄비에 닭과 밤, 대추 등이 푹 잠길 수 있게 넉넉하게 물을 붓고 1시간 30분 정도 푹 익힌다 (살이 약간 터진 듯한 느낌이 들면 잘 익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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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그때 부추를 넣고 살짝 익혀서 닭과 함께 먹으면 좋다 (닭을 먹을 때는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④ 닭을 곤 국물에 불려둔 찹쌀을 넣어 죽을 쑨다. | ||
![]() ⑤ 커다란 쟁반에 닭을 통째로 올려놓고 그 옆에 살짝 익힌 부추를 넣어서 고기와 부추와 함께 소금에 푹 찍어 먹는다. 국물도 함께 먹으면 온몸에 땀이 쭉 흐르면서 힘이 불끈불끈 솟는다 | ||
![]() 유년 시절의 추억과 할머니 생각을 떠올리게 해주는 닭백숙으로 만찬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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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 너의 미소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떡국 | |
● 제목 : 첨밀밀 (甛蜜蜜)
● 장르 :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 감독 : 진가신 ● 출연 : 여명, 장만옥, 증지위, 크리스토퍼 도일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그런데 옷깃만 스치는 게 아니라 눈인사도 건네고 말도 건넬 수 있었다는 것은 수억 분의 1에 해당하는 비율의 아주 특별한 인연일 것이다. 더 나아가 서로에게 정이 들고 사랑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사람의 인연을 넘어선, 신의 특별한 선물이 아닐까. 사람의 인연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 믿는지? 그 인연의 운명성을 믿는지?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다시 만난다는 것을 믿는지? 그렇다면 이 영화 <첨밀밀>을 보는 동안 손수건이 필요했으리라. 그리고 그 영화 장면들을 떠올리며 눈시울이 젖는 날도 있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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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뒤에 타서 발을 편안하게 까닥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이요.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소군. 그들의 노래 따라 자전거 바퀴 따라 시간도 흐른다. 등려군의 <첨밀밀>, ‘달콤함’이라는 뜻을 가진 이 노래는 그 후로도 둘의 사랑을 계속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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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밀밀>에는 음식이 참 많이 등장한다. 여명이 세 그릇 네 그릇 마구 쌓아가며 먹던 만둣국, 장만옥이 파티에서 걸신들리듯 먹던 꼬치, 뜨거운 여름날, 깔고 앉아서 다 녹아버린 것을 먹던 초콜릿, 햄버거와 딤섬 등등... 요리가 많이 나온다. 그 중에서 서로 외롭고 힘든 상황에서 먹던 떡국 한 그릇이 잊히지 않는다. 하얗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고 개운하고 촉촉한 떡국... 살자는 뜻에서 새해 첫날 떡국을 먹는 게 아닐까? | |
R.E.C.I.P.E | |
![]() ① 떡국 재료로는 가래떡과 쇠고기, 계란, 파, 마늘이 필요하다. | |
![]() ② 떡이 딱딱한 경우에는 찬물에 살짝 불려둔다. 쇠고기를 물에 넣고 끓여서 쇠고기육수를 낸다. | |
![]() ③ 육수가 잘 우러나면 쇠고기를 건져서 잘게 찢거나 썬다. 잘게 썬 그 쇠고기에 참기름과 간장, 다진 마늘, 다진 파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놓는다. | |
![]() ④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구분해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아주 조금만 두르고 얇게 부쳐서 모양 내서 잘라준다. | |
![]() ⑤ 떡국은 지나치게 끓이면 떡이 풀어지고 국물이 탁해진다. 떡이 육수 위로 떠올랐을 때 먹어봐서 부드럽게 씹히면 바로 불을 끄고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 |
![]() ⑥ 떡국을 그릇에 담고 그 위에 쇠고기 무쳐둔 것과 잘게 자른 김, 계란 썰어둔 것을 얹어서 맛있게 냠냠! | |
![]() 하얗고 말랑말랑하고 촉촉하고 부드러운 떡국, 찬밥과 신김치랑 함께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
<시월애> 우울할 땐 스파게티를 요리 하세요 | |
● 제목 : 시월애 (時越愛)
● 장르 :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 판타지 ● 감독 : 이현승 ● 출연 : 전지현, 이정재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초고속으로 달려가 아주 가까이 있어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얼마나 행복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가. 사랑을 가로막는,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서 거리감을 느껴야 하는 사랑 중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시간’이 가로막는 사랑일 것이다. 한 사람은 현재, 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있어서 그 시간의 간격을 뛰어넘을 수 없는 사람들이 사랑한다면ㄱㅒㄲㄱㅒㄲㄱㅒㄲ. 이런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시월애時越愛〉,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뜻을 가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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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바다물결, 그 위로 자욱한 안개, 그 안개 사이를 헤집는 피아노 음률로 이 영화는 시작된다.
- 저는 당신이 이사 오기 전 거기서 살던 사람이에요. 혹시 제 앞으로 편지가 오면 아래의 주소로 보내주세요. -
그런데 그 편지는 2년 전의 성현(이정재)에게 도착된다.
안녕이라는 말을 해야만 했던 사랑, 굿바이라고 손 흔들어 보내야 했던 사랑이 생각날 때면, 그리고 우울해질 때면 <시월애>에서 성현이 은주에게 말해준 것처럼 해물 스파게티를 해서 먹어보자. 성현은 은주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시월애>에서,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한다. 여자는 잊어야만 하는 사랑을 잊지 못하는데 남자는 그 사랑을 도와주려 한다. 그리고 이 영화는 흐르는 노래를 통해 이런 말을 전해준다. 사랑은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안녕’이라는 말을 해야만 하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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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면이 잘 익었나 알아보기 위해 유리창이든 벽면이든 힘껏 던져 붙여보면서, 지금 한번 요리를 해보는 거다. 그리고 식탁 위를 예쁘게 꾸미고 촛불도 켜놓고 와인도 준비해보는 거다. 스파게티 요리가 다 되면 나를 위해 와인잔에 와인을 채우고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어보는 거다. 그러면 가슴 수면 위로 올라오던 고독과 슬픔이 멀리 달아나버릴지도... | |
R.E.C.I.P.E | |
![]() ① 스파게티 국수, 오징어, 모시조개, 새우, 마늘, 올리브오일, 토마토 등이 필요하다. | |
![]() ② 오징어는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둥글게 썰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③ 새우는 등쪽 두 번째 마디에 꼬치로 내장을 빼고 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뺀다. | |
![]() ③ 토마토는 살짝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기고 잘게 다져 놓는다. | |
![]() ④ 끓는 물에 소금 1큰술과 올리브 오일을 서너 방울 넣고 스파게티를 삶아 건져 둔다 | |
![]() ⑤ 스파게티 면을 약 10분 정도 삶다가 영화 속의 이정재처럼 벽면을 향해 힘껏 던져보자. 벽면이나 유리창에 탁, 달라붙으면 잘 익은 것이다 | |
![]() ⑥ 팬에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다가 토마토를 넣고 계속 볶는다. 거기다가 해물, 백포도주를 넣고 볶다가 뚜껑을 덮고 조개가 벌어지도록 익힌다. | |
![]() ⑦ 바질을 넣고 살짝 저어준 후 통후추 간 것, 소금으로 간하고 골고루 버무려 접시에 담아내면 맛있는 해물 스파게티 완성! | |
![]() 우울함을 가져가버리는 해물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어보자! |
<천하장사 마돈나 > 내 마음의 화끈한 치어리더, 김치찌게 | |
● 제목 : 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2006)
● 장르 : 코미디, 드라마 ● 감독 :이해영, 이해준 ● 출연 : 류덕환, 백윤식, 김윤석, 이상아
과일가게에 가면 수많은 종류의 과일들이 사이좋게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그들은 서로가 다르다고 해서 시샘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귤이 사과와 다르다고 해서 밀어내지도 않고, 감이 배에게 넌 왜 나와 다르냐며 타박하지도 않는다. 그저 각자가 각자의 모습대로 각자의 맛을 내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보면 과일보다도 못하다. 나와 다르면 밀어내고 나와 다르면 비판하고 나와 다르면 비웃는다. 그래서 다수와 다른 소수는 소외되고 그러니 살아가기 힘들고 슬프고 외롭다. 소수의 아픔, 그 진지한 주제를 칙칙하지 않게, 재미있고 실감나게, 설득력 있게 담아낸 영화가 있다. <천하장사 마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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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끓여주신, 콧망울에 송글송글 땀이 날 정도로 매운 김치찌개 한 그릇, 신나게 화끈하게 응원해주는 내 마음의 치어리더인 김치찌개를 끓여보자. | |
R.E.C.I.P.E | |
![]() ① 재료는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 또는 참치통조림, 두부와 고추장, 청양고추가 필요하다. | |
![]() ② 우선 묵은 김치를 송송 썬다. | |
![]() ③ 돼지고기를 큼직하게 썬다. 또는 참치 통조림을 준비한다(돼지갈비를 넣어도 아주 맛있다). | |
![]() ④ 올리브유에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 넣고 달달 볶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물을 붓고 푹 끓인다. | |
![]() ⑤ 다 익을 때쯤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서 넣고 파를 썰어 넣는다. | |
![]() ⑥ 매운 맛을 좋아하면 고추장 한 숟가락 넣어도 좋고, 청양고추 두어 개를 썰어 넣으면 칼칼한 맛이 난다. |
영화 그리고 책 영화를 재미 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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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8-11-12 수정일 : 200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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