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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셰프 아키라 백, DOSA by 백승욱으로 “불 질러야죠”

셰프뉴스|2016-08-18 오후 15:40|1,200|0



10년을 기다렸어요. 한국에 왔으니까 불을 질러야죠. 엄청나게 불 지르고 갈 거예요.

아키라 백 셰프(한국명 백승욱)는 지난 200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의 레스토랑 ‘옐로 테일’의 총주방장이 되던 때부터 한국에서 한식당을 열고 싶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좋아하는 곳에서 서비스하고 싶어서였다. 그 꿈이 10년 만에 이뤄졌다. 백 셰프는 지난 5월 초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청담동)에 모던 한식당 ‘도사 바이 백승욱’을 열었다. 오는 7월엔 서울 남산에 일본식 레스토랑 ‘아키라 백’을 연다. “불을 지르겠다.”며 강한 포부를 드러내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스웩’이 넘치는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대답은 짧고 강렬했다. 아래는 아키라 백 셰프의 일문일답이다.

| Dosa By 백승욱

Q 도사는 무슨 뜻이죠?
A 술 많이 먹으면 ‘술도사’. 음식 많이 먹으면 ‘먹도사’ 되잖아요.

Q 레스토랑 ‘도사’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A 모던 코리안. 내가 생각하는 한국 음식. 옛날에 먹어 본 것을 내 스타일로 만드는 거. 옛날부터 한국에서 음식 하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식재료는 거의 다 한국 거예요. 다 달라야 해요. 식재료는. 코스 메뉴이기 때문에 똑같은 게 리핏(반복)되면 안 돼요. 소스도 다 만들어요. 비빔밥에 참기름, 고추장 들어가요. 참기름을 좀 맵게 해요.

Q 매운 참기름이요?
A 한국 요리가 맵잖아요. 그래서 매운 걸 넣는 거죠. 아키라 백은 모던 재팬이고요. 여긴(도사 바이 백승욱) 모던 코리안.

Q 일식이 아니라 한식으로 한국에 진출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한국 음식을 먼저 하고 싶어서죠.

Q 미국에서 레스토랑을 여는 게 더 쉽지 않나요?
A 미국에 여는 건 쉬워서 재미가 없어요. 편하게 있으려면 (굳이 한국에 오픈) 안 해도 돼요. 라스베이거스 장사 잘돼요. 돈도 아니고 명성도 아니고 그냥 많이 열고 싶어요. 내 음식을 많은 사람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여행 갔을 때 맥도날드 먹고 싶으면 언제든 먹을 수 있잖아요. 내 음식은 왜 안돼요? 그렇게 하고 싶어요.

Q 도사가 들어선 곳은 ‘피읖’ 자리였는데 여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키친(주방)이 마음에 들었어요. 기회가 돼서 사버린 거지. 돈이 예상보다 많이 필요해서 아버지한테 도와달라고 그러고. 제가 다 하려고 했는데 최근에 집을 사서 캐시(현금)가 좀 더 필요하더라고요. 아버지가 도움을 주신 거죠. 아버지가 멋있는 게 갚지 말라고 해요. 안 줘도 된다. 대신 3년 안에 미쉐린 별 갖고 와라. 그게 더 무서운 말이죠.

Q 한국 호텔에서 하면 더 쉬울 수도 있을 텐데요?
A 호텔에서 오퍼가 되게 많아서 들어가려고 했어요. 오퍼는 좋은데 저하고 안 맞더라고요. 우리가 ‘노’ 했어요.

Q 앞으로 계획은요?
A 한국에 아키라 백 2개 열어요. 더 많이 열거에요. 왔으니까 불을 질러야죠. 10년을 기다렸는데. 이탈리안 레스토랑, 고깃집도 열고 다 할 거예요. 엄청나게 불 지르고 갈 거예요.

Q 고깃집이요?
A 삼겹살, 대창, 소주, 프레시 좋아해요.

Q 프레시는 뭔가요?
A 참*슬 프레시. 물보다 소주가 더 싸요. 제가 한국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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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Dosa’s Facebook page

| 요리가 싫었던 아키라 백, 최고의 셰프가 되기까지

아키라 백은 청소년 시절 세계 랭킹이 10위권에 달할 정도로 수준급 스노보드 선수였으나, 부상으로 그만둔 뒤 단골 일식집 셰프에게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요리하는 게 싫었지만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했다고 한다. 좀 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다양한 직업이 있는데 굳이 ‘셰프’로 전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이유는 없어요.

Q 그래도 이유는 있지 않나요?
A 음. 뭐야. 음식 하게 된 동기는 제가 옛날에 음식점 많이 갔는데 그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편하게 일하는 게. 그래서 일했어요. 그분이 일식을 했으니까 일식을 했지만, 일식이 좋아서 한 게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 한 거예요. 제가 한국에서 야구했었거든요. 야구한 이유가 뭐야. 누구죠. OB.

Q 박철순!
A 그분이 좋아서 야구한 거거든요. 그 사람이 좋아서 그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 거예요.

Q 어떤 점이 좋았나요?
A 사람 멋있고 좋은 거 뭐 이유가 없잖아요. 그냥 멋있더라고요. 그래서 음식에 들어가게 된 거죠. 음식이 좋아서 한 게 아니라.

Q 일식당 켄이치에서 시작하신 거죠. 처음부터 요리를 잘했나요?
A 제가 실력이 없으니까 뭐 계속 생선도 못 만지고 밥만 만지고. 베지터블(채소)만 자르고. 솔직히 음식이 싫었어요. 음식 만들기 되게 싫었어요. 밥 떨어지면 밥알 세라고 하고. 요리는 안 시키고 이상한 걸 시키니까. 생각지 않은 걸 시키니까. 안 하려고 했어요. 음식을 하려고 그랬을 때 반대도 있었거든요.

Q 가족들의 반대요?
A 부모님. 반대하셨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 그만두면 좀 그렇잖아요. 반대하셨는데. 그래서 있었죠. 일하고 3년이 지나면서 좋아졌어요.

Q 하기 싫었는데 3년을 버텼다?
A 창피하기 싫어서 한 거죠. 아빠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기브업(포기)하면. 스스로 창피하니까. 이민 간 이유도 우리 때문에 간 거 아니에요? 누나하고 나 공부시키려고 그런 건데. 그런데 저는 놀 것 다 놀고 스노보드 하면서 전 세계 돌아다닐 때도 아빠는 아무 말 안 했어요.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보드 그만둔다. 그랬을 때는 원하시는 게 대학가는 거였죠. 저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사립학교(고등학교) 엄청나게 비싼 학교 다녔어요. 스노보드만 탔지 배운 게 별로 없잖아요. 대학에 갈 레디(준비)가 안됐으니까 가기 싫은 거예요. 게다가 아빠가 또 돈을 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싫은 거예요.

Q 3년 일하다가 음식이 좋아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A 해보니까. 음식이라는 게 챌린지(도전)가 되니까 재밌더라고요.  재밌어요. 계속하면. 그런데 웬만한 사람에게 하지 말라고 그러죠.

Q 왜요?
A 어렵잖아요. 음식 하는 게. 진짜 좋아서 하지 않으면 어려운 잡(일)이에요.

Q 지금은 좋으세요?
A 어. 당연히 좋죠.

Q 켄이치에서 언제까지 있었던 거죠?
A 그건 모르고요. 7년, 8년 정도 있었다. 두 개 오픈 하고. 저는 몇 년도 이런 거 100% 잘 몰라요. 몇 년에 졸업했냐 그러면 몰라요. 음식에 대한 건 전 알아요. 한국은 몇 년도 그거 되게 좋아하잖아요. 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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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글쓰기가 너무 어려워지는데요. 다른 질문을 할게요. 요리학교 AIC(The Art Institute of Colorado)에 간 이유가 무엇인가요?
A AIC도 언제 졸업한 지 몰라요. 학교에 간 이유는 부모님과 약속한 거 때문이었어요. 대학 나온다고 약속한 거요. AIC 갔을 때는 벌써 마오(MAO)라는 레스토랑의 헤드셰프였어요. 제가 이미 헤드셰프인지 학교에서도 알고 있어서 학교에서도 많이 안 와도 된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돈이 너무 아까덥라고. 돈 낸 게. 배운 건 없는데. 그래서 ‘학교에 뭘 받아야겠다.’ 결국, 학교 다닐 때 광고를 받았어요.

Q 학교 광고를 받았다고요?
A 학교 모델을 한 거예요.

Q 얼마 받으셨죠?
A 뭘 그런 걸 물어봐요. 학비는 퉁칠 만큼. 하하.

Q AIC 생활은 어땠나요?
A 음식에 대한 거니까 쉽죠. 공부를 안 해도 다 아는 거니까.

Q 켄이치 이후 MAO로 바로 가신 건가요?
A 가기 전에 샌타바버라에 있는 식당은 다 돌아다녔어요. 배우려고. 그때 많이 배웠죠. 여기저기 일하려면 내 이름 그대로 일하면 소문나니까 이름이 되게 많았어요. 스티이브~. 새앰~. 이름을 계속 바꿨어요. 샌타바버라 같은 곳은 원 블록 안에 있는 식당에서는 다 일해 봤어요.

Q 옮겨 다니느라 눈치가 보였겠어요.
A 되게 안 좋게 봤겠죠. 여기저기 배우고만 가니까 평판이 나빴겠죠. 그래도 음식 맛있다는 데서 다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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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쩌다 그런 전략을 세운 건가요?
A 더 배워야 할 것 같더라고요. 느낌이. 근데 일은 하더라도 밥은 먹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랬던 거고. 근데 요리사라면 뭘 알아야지. 스시만 알면 저는 100% 셰프가 아니에요. 셰프는 다 알아야 해요. 요리가 뭔지 알아야 스시에도 도움이 되죠. 불란서 음식도 알아야 스시를 해도 최고의 셰프가 될 수 있죠. 저는 항상 생선만 만지니까. 딴 걸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미국 사는데 미국 음식도 못 만들고 불란서 음식도 모르고 그러면 셰프가 아닌 거죠.

Q 그래도 일식부터 시작하셨잖아요.
A 일식은 좋아서 한 게 아니에요. 생선을 싫어했어요. 회를 못 먹었어요. 김치도 안 먹을 정도로 되게 까다로웠어요. 입맛이.

Q 지금은요?
A 지금은 다 먹죠. 요리하게 된 다음부터 다 먹어요. 더 건강해진 거죠.

Q 학교가 영향을 미친 건 딱히 없네요.
A 없어요. 학교 다니지 말라고 해요. 이런 거 쓰면 학교에서 이제 날 안 부를 텐데. 하하. 학교는 나중에 가라고 말해요. 학교는 가긴 가야 하는데. 2년 동안 쿠킹 배운다고 하면 못하게 해요. 아무리 천재라도 4년 동안 공부만 하면 음식에 대해서 뭘 알겠어요. 제일 좋은 거는 음식점에서 제일 좋은 셰프하고 일하는 게 최고입니다.

Q 한국은 아직 학교를 강조하죠.
A 한국은 문화가 학교~학교~학교~학교~ 하니까. 그런데 솔직하게 학교라는 데서 2년, 4년 배운 친구들 쓰면 뭘 알겠어요? 솔직하게? 우리는 출신 학교를 안 봐요. 우리는 어디서 일했냐. 누구한테 배웠냐. 제일 중요한 게 얼마나 일했냐. 2~3년 경력은 안 뽑아요. 그런 요리사는 무조건 금방 그만둔다는 이야기죠.

Q 레스토랑 채용 기준도 이야기해 볼까요? 이번에 한국 진출할 때도 직접 채용한 건가요?
A 직접 봤어요. 남산(아리카 백)도 다 끝났어요. 제일 중요한 게 한 군데에서 몇 년 동안 일했냐는 건 끈기가 있는지 보는 거거든요. 한국 분들이 똑똑해요. 그런데 오래 못 버텨요. 우리 옐로테일 경우도 멤버가 98% 그대로예요. 8년이나 됐는데. 나간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한국 사람. 우리 이제 한국사람 안 써요.

Q 자 이제 옐로테일에 들어가기 전까지 얘기를 해보죠.
A 퓨처(미래)가 더 좋아요. 퓨처 얘기를 해요. (인터뷰가) 다 똑같은 게 이거에요. ‘죽기 살기로 했습니다.’ ‘저 열심히 했어요.’ 이런 거. 난 그런 얘기 할 게 없어요.

<라스베이거스 요리사 아키라 백>(김영사)를 보면 백 셰프는 일식의 명장 노부 마츠히사와 마사하루 모리모토로부터 요리를 배우면서 옐로테일에 가기 전 레스토랑 ‘노부 마츠히사’, ‘아스펜’의 총주방장으로 일했다. 미국의 유명 푸드 쇼 ‘아이언 셰프’에도 출연했다. 백 셰프의 올해 계획은 옐로테일, 아키라백, 도사 등 자신이 참여하는 레스토랑을 자카르타, 방콕, 두바이 등 세계 곳곳에 오픈하는 것이다.

| 아키라 백의 요리 세계

아키라 백은 어린 시절 먹었던 한국 음식이나 ‘맛집 여행’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한다고 한다. 한국에 올 때마다 즐겨 먹는 음식을 꼽으라고 했더니 “짜장면 항상 먹어야 해요.”라면서 이미 이와 관련한 요리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했다.

Q 메뉴 개발 노하우가 있나요?
A 여행 다니면서 잘 얻어요. 아이디어나 콘셉트는 어렸을 때 먹었던 음식 그런 거에서 얻어요. 나의 입맛. 우리가 하려는 건 그걸 다르게 만드는 거예요.

Q 예를 들면요?
A 사람들이 보쌈을 먹는다고 하면 나는 보쌈 만두를 만들어 봐요. 보쌈 만두 먹어보면 ‘크레이지.’ 해요. 보쌈에 굴김치가 들어가죠. 먹다가 마지막에 쫙 터져요. 한국 분이 먹으면 “오오 이거 내가 먹었던 보쌈!” 이렇게 되도록.

Q 도사에서 제공하는 코스 요리도 소개해주시죠.
A 첫 번째. 광어회가 나가요.

Q 광어회요?
A 내 스타일이. 첫 번째 코스는 이쁘면 써요. 나의 자유인데. 피자는 무조건 들어가요. 비빔밥도 들어가요. 비빔밥은 만드는 데 7일 걸려요. 갈릭 빵이 들어가고 아몬드, 호두. 종류가 되게 많이 들어가요. 한국 된장도 들어가고 그걸 다 말려야 하니까요. 그게 흙 같이 생겼는데, 채소도 넣어요. 농장에서 채소를 보는 것 같은데 먹으면 비빔밥 맛. 그게 ‘서울 가든’이라는 메뉴에요. 아. 대신 참기름을 맵게 만들어서 내놔요. 매운 참기름을 뿌리고 비벼서 먹는 저의 버전의 비빔밥.

Q 메뉴가 많나요?
A 메뉴는 11~13개 하고 테스트한 뒤 고를 거예요. 한국 분들이 코스가 너무 길면 싫어한다고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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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산에 여는 아키라 백은 새로운 메뉴가 있나요?
A 아키라 백은 전 세계 다 똑같아요.

Q 식문화가 나라마다 다른데요.
A 그 나라에 맞는 스페셜 메뉴를 딱 하나만 추가해요.

Q 일식 레스토랑 켄이치에서 요리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후에도 일식 전문 레스토랑에서 일했는데, 일식 위주로 경험을 쌓은 게 셰프 경력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A 일식이라는 건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왜요?
A 칼. 칼 쓸 때. 이…. 뭐라 그럴까. 칼 쓸 때. 뭐라 그럴까. 정말 이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게 보통 분들이 칼질을 못 하는데. 칼질한 뒤 한 시간 있다가 두 시간 있다가 보면 맛이 달라져요. 칼질 때문에. 칼질은 일식 전통에서 배우는 게 제일 좋죠. 일식 같은 경우는 ‘페이션’이에요. 페이션. 그 뭐야.

Q 인내심이요.
A 그렇죠. 인내심이 많아야죠. 일식은 간단하잖아요. 그런데 되게 오래 해야 하고 손이 많이 가요. 한국 음식도 그렇지만, 엄청나게 손이 많이 가고 밥 한 번 하는데도 그렇거든요. 비니거(식초)도 들어가고 다른 거소 많이 들어가요. ‘히든 테이스트’(숨은 맛)가 많죠. 그 첫 번째가 칼질.

Q 칼질 중요하죠. 본인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세요?
A 이제는 뭐 칼이 들어갈 때 느끼죠. 생선이 무슨 맛이 날지 느낌이 나요. 달까? 식감은 어떨까? 이런 것들. 달인은 아니지만. 하하. 이제는 엑스레이같이 뭔가 느껴져요. 많이 하면 할수록 달라지더라고요.

Q 채용할 때도 칼을 잘 쓰는지 보나요?
A 못하면 안 써요. 사람 보면 첫 번째는 어디서 일했냐. 얼마나 일했냐. 물어보고요. 어떤 사람인지 티가 나는데. 악수할 때 손 딱 보면 나와요.

Q 손이요? 어때야 하나요? 셰프님 손은 부드럽네요.
A 손이 거친 사람은 맛이 없어요. 이게 엉망이면 음식이 맛이 안 나요.

Q 칼질 노하우나 연구 방법이 있나요?
A 칼은 매일 갈아요. 연구하는 건 없고, 배우는 거죠.

Q 어디서요?
A 일본에 가서 배워요.

Q 언제요?
A 정해. 칼을 가는 걸 1년에 한 번씩 가서 봐요. 노부 헤드 셰프 그때부터. 아직도 마스터를 못 했다고 생각해요. 칼 가는 게 제일 어려워요. 진짜 장인이 갈면 날이 정말 오래가더라고요.

Q 칼질의 중요성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A 채소를 자른다고 생각하면 신선도가 훨씬 좋아져요. 칼질 잘못하면 (신선도를) 죽여요. 잘하면 슬라이싱을 하는 거죠. 칼질해서 전체를 죽일 수도 있고 두 개를 쓸 수도 있죠. 채소 같은 것도 칼 못하는 사람은 즙이 많이 나와요. 주부님들이 요리하실 때 매워하는 게 칼질 못 해서 그런 겁니다. 요리하면서 울잖아요. 그러면서 열심히 한다고 하잖아요. 그건 올드스쿨. 못해서 그런 거죠. 왜 울긴 울어요. 칼이 있는데. 칼질을 못 한다는 얘기죠.

Q 언제쯤 음식을 잘한다고 느꼈나요?
A 10년쯤 하니까 느낌 왔어요. 식당에서 일하기 전에는 음식을 한 번도 안 했어요. 이민 갔지만, 엄마가 다 해줬으니까요. 켄이치 갔을 때 저같이 못하는 사람 처음 봤다고 했어요.

Q 어떤 노력을 했나요?
A 잘 때 랩으로 싼 밥 만지면서 연습했어요. 초밥은 느낌이 있어야 하잖아요. 엄마가 요즘엔 안 그러냐고 하더라고요. 그때 많이 우셨다고. 아들이 밥을 들고 자고 그러니까. 자는데 항상 나이트메어(악몽).

Q 악몽을 꾸셨다고요?
A 못한다고 하고, 열 받으니까 항상 꿈도 그거에요. 내가 봐도 못하는데. 어떡해요. 못하는데. 너무 기본을 못하니까. 그때 레스토랑에서 제발 좀 일찍 오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일찍 오니까. 보통 오후 3시에 출근해요. 난 아침 10시에. 돈 안 받는다고 하고 프랙티스(연습)만 한다고 ‘오바’했죠. 베지터블 같은 거 제 돈으로 사고.

Q 승부욕이 있나 봐요.
A 이겨야 한다기보다는. 뭘 하면 잘하고 싶어요. 그런 건 없어요. 이겨야 한다는 건 없어요. 저의 만족. 제가 잘하고 싶거든요.

Q 지금은 잘한다고 생각하나요?
A 아직 배우지만 경력이 돼요. 내가 잘한다는 게 아니라 우리 팀이 잘해요. 메뉴는 제가 컨트롤하지만요.

Q 레스토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가요?
A 제일 중요한 게 고객 서비스. 음식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서비스가 제일 중요해요. 음식이 제일 중요하지 않아요. 음식이라는 건 다 좋아할 수 없어요. 맥도날드 가도 음식이 다 맛있진 않아요. 서비스는 ‘노’ 아니면 ‘예스’지만, 음식은 ‘메이비’가 많아요. 직원들에게도 엄마 아빠 왔는데 밥을 어떻게 서비스할 거냐고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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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기억에 남는 주방, 요리, 고객 경험은 무엇인가요?
A 저는 맨날 맨날 익사이팅(즐겁고). 가족 올 때는 항상 너버스(긴장)해요.

Q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은요?
A 저의 음식. 제가 자신이 있다기보다는. 맛이 없으면 계속 열지 못할 거 아니에요? 맛은 있으니까 열겠죠.

Q 요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고, 자신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A 그건 없어요. 저는 성격이 다른 것뿐이지 누가 잘한다. 못한다 말할 수 없잖아요. 열심히 하는 친구들 얼마나 많아요. 나는 한 가지 다른 게 되게 운이 좋다. 그냥 운이 좋아요. 도와주는 사람도 많고. 사람 뽑을 때도. 다 추천받고.

Q 주방에서의 규율이 엄격한 것으로 아는데, 같이 일하고 싶은 직원 상이 있나요?
A 개성이 센 친구들이 온다고 하면 안 뽑아요. 가르칠 수 없는 사람이면 가르치지 않아요. 어디서 일했어요. 몇 년 일했어요. 질문 끝이에요. 일한 게 6개월, 8개월 그러면 알고 보면 나쁜 말로 나 같은 놈. 배운 다음에 딴 데 간다는 거죠. 적어도 5년은 해야죠. 엄격하게 생각해요. 서로가 바쁘잖아요. 그래도 기회는 줘요.

Q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꿈꾸는 셰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좋아서 한다면 하라고. 근데 아니면 말라고 해요. 조언 같은 거도 없고. 간단해요. 저스트두잇(Just do it).

Q ‘걍’(그냥) 해.
A 네. 걍 해.

Q 주방에서 제일 많이 쓰는 말은 뭐죠?
A f*ck, sh*t, hurry up.

Q 한국에 셰프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셰프들이 연예인화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A 좋죠. 상관 안 해요. 나쁜 게 뭐가 있어요. 셰프라는 직업이 더 좋아지는 거 아니에요? 물론 저는 그분들 몰라요. 다만 그분들 덕분에 셰프가 인기 있는 거죠.

Q TV 출연할 계획이 있나요?
A 그걸 하면 저는 목표 못 이뤄요. 또 TV 나가면 저는 개성이 강해서 누가 이렇게 말해야 한다고 하면 못견뎌요.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해서.

Q 끝으로, 오너셰프와 요리사로서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A 지금 고생이 더 많아요. 지금은 내가 잘 못 하면 한 사람 두 사람 잘라야 해요. 직원들과 친해졌고, 직원들도 가족이 있잖아요. 더 힘들죠.

· 셰프뉴스에서 보기 : http://chefnews.kr/archives/12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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