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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리는 팀 플레이여야 하는가?” 주방의 협업과 강한 규율의 의미

셰프뉴스|2015-12-30 오후 13:35|471|0


Editor’s Note: 원문 작성자인 와일린 듀프렌Wylie Dufresne은 미국의 유명 셰프다. 그는 1994년부터 5년간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장 조지Jean Georges에서 수 셰프로 경력을 쌓았다. 이후 그는 2003년부터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합성한 WD-50이라는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그의 레스토랑의 문을 닫던 해인 2013년, 제임스 비어드 재단은 그에게 뉴욕 최고의 셰프라는 영예를 안겨주었다. 또한 각종 미디어에서 미국 최고의 셰프로 와일린 듀프렌을 선정하는 등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주방은 시시포스Sisyphos 신화와 같다. 언덕 위로 돌을 올리기 위해 땀 흘리는 사람들이 있고, 옆에서 누군가는 계속 좀 더 힘내보자며 소리를 지른다. 이 소리를 듣고 더 열심히 돌을 미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리 질러도 소용없는 사람도 있다. 훌륭한 셰프는 열 명의 요리사들과 소통할 때 각각 다르게 소통해야 하는 것을 안다. 즉, 열 명의 요리사들이 돌을 밀게 하려면 열 개의 접근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셰프들은 코치, 매니저, 그리고 리더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셰프는 스타가 아니라 코치이다. 승점을 따내기 위해 달릴 필요도, 마지막 샷을 칠 필요도 없다. 요리사들을 잘 관리해서 자신의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 바로 셰프의 역할이다. 주방의 많은 직원들 각각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일방적인 소통은 팀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나는 셰프로 일하면서 많은 직원들을 고용해보았고, 그 중에 운동 선수 경력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은 대담하고 잘해보자는 코칭 스타일에 개방적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며, 자기의 잠재 능력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코치로서 셰프의 역할은 직원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고, 가끔은 압박함으로써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사람들은 적절한 당근과 채찍을 필요로 한다. 폭력을 가하고 냄비를 던져야만 할까? 아니다. 소리를 질러야만 사람들이 따라올까? 가끔은 그럴 수도 있다.

훌륭한 코치는 사람들을 각각 다르게 대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모든 사람에게 항상 소리쳐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 정말 훌륭한데 이 양파들은 어디에도 쓸 수 없으니까 다시 손질해야겠어’ 라고 매번 좋게만 말할 수도 없다. 셰프는 요리사들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압박을 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요리사들에게 절대 해낼 수 없는 프렙 리스트를 줘보는 건 어떨까? 요리사들은 해내기 위해서 몇 번이고 달려들 것이다. 전날 보다 더 많은 것을 오늘 해낼 것이고, 결국엔 해낼 수 없다고 생각했던 프랩 리스트를 다 끝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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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리 듀프렌 셰프 일러스트. Source : Luckypeach.com

물론 나도 내가 했던 행동 중 후회스러운 것들이 있다. 나는 사소한 것들에 발끈 화를 잘 냈다. 그럴 필요가 없을 때에도 소리를 지르곤 했다. 하지만 이같이 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을 봐왔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Lebron James가 경기가 2분 밖에 남지 않은 작전 타임에 NBA 챔피언 승리를 눈앞에 두고 모두에게 소리를 지를 때, 아무도 그를 얼간이라 하지 않았다. 그가 긴장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도 없었다.

주방에 일하면서 열을 내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가끔은 감정이 고조되어도 괜찮고, 그런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정한 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듣기 싫은 나쁜 말을 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동료 요리사들에 대한 인간적인 존중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

나는 다른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학생들로 가득 찬 퀘이커 고등학교에 다녔었다. 말썽을 피는 학생이 많았던 학교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해와 인내가 중요하다는 충고를 자주 들었다. 사고를 친 요리사가 있을 때마다 “오늘 접시 네 개나 깨뜨렸으니 너는 오늘부로 해고야”라고 말하는 쉬운 결정을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 대신, 나는 당신을 해고하고 싶지 않고, 당신이 매일 매일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힘든 순간이 있기에 모든 과정이 가치 있는 것이고, 우리가 함께 이 과정을 해쳐나갈 것임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인데 “셰프가 나에게 오늘 소리쳤지만 그래도 난 내일 일하러 올 거예요”라고 말하는 직원을 계속 곁에 두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리사들에게 좀 더 많은 보수와 좀더 적은 노동 시간을 주고, 이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물론 요리사들도 그들의 책임을 다하고 자신의 일을 완수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접근법은 절대 없기 때문에 직원 관리에 있어 다양한 소통 및 관리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피구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굳이 하라고 강요하면 결국엔 공을 맞게 된다. 어떤 사람은 그 공을 잡으려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모두가 각기 다르듯이 셰프는 매니저와 코치의 시각으로 직원들을 바라보아야 하며, 자신의 직원도 개개인이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해당 콘텐츠는 해외 매체 Luckypeach.com 의 와일린 듀플렌이 작성한 <Why Cooking Is a Team Sport> 콘텐츠를 번역, 편집했음을 밝힙니다.

· 셰프뉴스에서 보기 : http://chefnews.kr/archives/1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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