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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미슐랭 가이드 도쿄” – 최초로 별은 얻은 라멘 가게를 보면서…

셰프뉴스|2015-12-28 오후 13:03|458|0


Editor’s Note : 지난 1일 일본 동경 지역의 레스토랑 중 뛰어난 곳을 선정한 미슐랭 가이드 북이 발행됐다. 올해에는 3스타 레스토랑 13개를 포함, 총 560개의 레스토랑이 별을 얻거나 특별 소개Bib Gourmand를 받았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21개에 달했다.
이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라멘을 주 메뉴로 삼는 곳이 선정된 점이다.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라멘으로 별을 받은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본 칼럼은 익명의 기고자가 라멘집의 미슐랭 별을 얻은 사실에 대한 견해를 적은 것이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주기 시작한 것은 115년전부터다. 그리고 이번 라멘을 판매하는 식당에 별을 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에 별을 받은 일본 라멘 전문점 “쓰다Tsuta(담쟁이 넝쿨)”는 10개 안팎의 좌석으로 운영하는 매우 작은 식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미슐랭 별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의 철학과 소신이 지금까지의 미슐랭 가이드 기준을 파격적으로 바꿨을 것이다. 단순하게 라멘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이 담기 음식을 판매하는 모습에 미슐랭 가이드 평가단의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견해다.

언론에서도 시각이 비슷해 보인다. 이 식당 주인인 오니시 유키(大西祐貴)씨의 정확한 맛의 정점을 찾아 낸 실력이 호평을 얻은 비결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는 주로 와카야마(和歌山)현과 나가노(長野)현의 삼나무 통에서 숙성시킨 간장을 섞어서 만든 9000원 정도의 소바와 이탈리아 송로버섯 향의 오일을 곁들여 내는 요리를 선보인다.
음식에 대한 고유한 집념과 고집스러움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러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미슐랭 가이드에 열광하는 사람도 미슐랭 가이드가 모든 레스토랑을 평가한다고 믿는 사람도 아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았다고 해서 마냥기쁘게 생각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사람들이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고집과 철학 그리고 세계에서 그 철학을 인정하고 있다는 부러움과 시기, 또는 질투심이 내재되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조리를 해온 사람으로서의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를 보다 높은 수준으로 리드하지 못했다는 책임감과 집단 이기주의 그리고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려가는 세속적인 모습 등에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조리인으로서 정체성이 있는가? 우리음식에 대한 철학과 고집, 그리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가? 새로운 기술과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가?‘
스스로 물어본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프랜치나 이태리, 멕시칸, 아메리칸을 주제로 해야 남들 보기에 새로운 것 같고 무엇인가 차별된 것 같으며 영업 성과도 높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은 없는가?

한쪽에서는 한식세계화를 한다고 하지만 실제 시장은 온통 국적불명의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조리를 교육하는 대학은 어림잡아 100곳도 넘지만 진정한 우리나라 음식문화와 기술을 전수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 그나마 있는 한식 과정은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기에 급급하다. 물론 모두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에서 김밥집 같은 식당이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을 받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 셰프뉴스에서 보기 : http://chefnews.kr/archives/1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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