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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팁 문화, 반대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는데… 무슨 일이?

셰프뉴스|2015-10-26 오후 18:17|6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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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한국인은 첫 해외여행을 할 때 곤경을 겪곤 한다. 바로 ‘팁’이라고 불리는 봉사료 때문이다. 어느 상황에 줘야 하는지도 모르고 얼마를 내야 하는지도 들어본 적이 없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주는 돈이라는 생각에 덜 내거나 했다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팁을 올려놓지 않고 나갔다며 이미 나간 손님을 쫓아오기도 하고, 팁을 주지 않은 손님에겐 괘씸하다는 마음에 좋지 않은 서비스로 복수하는 일도 흔히 생긴다.

Tip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라틴어로 선물을 뜻하는 Strips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영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설도 더 널리 알려져있다. 17세기 영국의 한 찻집에서 ‘To Insure Promptness (신속한 서비스를 위해)라고 쓰여진 그릇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추가로 돈을 지불하는 사람에게는 빠른 서비스를 제공했던 모양이다. 이 말을 줄여 TIP으로 부르던 것이 지금의 팁 문화가 되었다는 해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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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문화는 오랫동안 고착된 나머지 관습을 넘어 의무가 되었다. 전 세계의 문화권마다 팁을 주는 상황이 다르고 그 비율도 다르다보니 각 나라별, 상황별로 적정한 팁을 안내해주는 사이트(Who To Tip)도 생겨났다. 식당에서는 보통 총금액의 10~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급 식당일 경우 20% 이상을 낸다. 바텐더의 경우, 첫 음료 한 잔당 1달러의 팁을 지불하는 게 관례가 되었다. 호텔에서 방을 치워주는 사람에게 감사함을 뜻하기 위해 동전을 침대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택시를 탔을 경우에는 10~15%의 금액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잔돈은 가지세요Keep the Change.”라고 말 하며 잔돈으로 지불하기도 한다. 영수증이나 메뉴판 아래에 ‘Mandatory Tipping’ 또는 ‘Mandatory Gratuity’라고 쓰여 있으면 서비스 금액에 봉사료가 포함되어 있다는 뜻으로 팁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임금자료 제공업체인 페이스케일Payscale의 발표한 ‘소비자 팁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소비자들이 지급한 팁은 평균적으로 서비스 금액의 19.5%라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189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팁 받는 관습이 확립되었다. 1910년 초반엔 전체 직업 중 약 10% 정도만 팁을 받는 직업이었는데,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점 덕분에 서비스 직종으로 노동자를 끌어들이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인지 서비스 직종에 대한 직업 인식도 팁을 받지 않는 한국과 비교한다면 훨씬 나은 편이다.

16jayaraman-blog427하지만 비판적이 의견을 내세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뉴욕에 있는 레스토랑 대니 미어Danny Meyer는 “고정된 월급과 변동이 있는 팁을 임금정책으로 삼는 것은 사회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불평등을 초래한다”라며 더욱 투명하고 공평한 임금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홀에서 일하는 직원은 팁을 받기 때문에 주방에서 같은 시간을 일한 직원이 받는 임금보다 두 배 가까이 벌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구조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업주들은 홀 직원의 기본 임금을 낮춘다. 올해 초, 소규모 영세 식당의 경우 홀 직원의 평균 기본 임금은 9.32$이었다. 팁을 후하게 주는 고급 식당이라면 기본 임금은 더 내려간다. 나아가 기본 임금은 없으나, 대신 팁으로 벌어가라Workers paid only tips, no salaries는 근무 조건도 생긴다. 물론 법으로 금지되고 있다.

임금 지급에 대한 법률 위반을 떠나, 직원에게 구걸을 요구하게 되는 상황은 또 다른 문제다. 더 많은 팁을 얻기 위해 손님에게 주문을 강요하거나 과도하게 부담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웨이터가 있다면 결국 손님도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노동자의 기본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팁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레스토랑이 늘어나고 있다. 인건비가 더 늘어났는데 왜 팁마저도 받지 않느냐고?

시애틀에 있는 해산물 레스토랑 아이버Ivar의 업주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팁을 받지 않고 가격을 21%정도 올리면 올라간 최저임금도 충당하면서 직원간 불평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비스 금액에 추가로 20%를 현금으로 받아 홀 직원의 주머니로 들어가던 팁을 음식값에 포함된 금액으로 청구Mandatory Gratuity해 업주가 직원들에게 재분배한다는 계산이다.

레스토랑 업주들이 ‘불균형 해소’라는 좋은 뜻을 앞으로 내세우지만,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분만큼의 수익을 음식가격에 반영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속셈이라며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뿌리깊이 박혀 있는 미국의 팁 문화가 이번 일을 계기로 바뀔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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