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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에 오너가 된 요리 천재, 플린 맥개리(Flynn McGarry)에게 쏟아지는 셰프들의 비판

셰프뉴스|2015-10-14 오후 12:07|769|0


셰프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유명한 학교의 졸업장? 유명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10년 정도의 경력? 손에 남겨진 수많은 흉터? 누구나 인정할 만큼의 고단했던 수련 과정? 무엇이 셰프를 셰프라고 부를 수 있게 만들까? 누구나 공감할만한 기준이 있기나 할까?

지금 미국 뉴욕의 한 식당은 개업을 며칠 앞두고 셰프의 자질을 거론하는 문제가 커지고 있다. 전국적인 논란의 주인공은 고작 16살.

“어머님은 요리에 흥미가 없었어요.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러려고 노력하지도 않으셨죠. 어느 날 푸드 네트워크 채널에 나오는 방송을 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할 수 있겠더라고요.”

30cover_texttmagarticle.jpg.CROP.promovar-medium211살 때부터 요리 영재로 주목받은 플린 맥개리Flynn McGarry. 그는 뉴욕 타임즈에서 차세대 다이닝 시장을 이끌 셰프로 잡지의 전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요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었던 아이는 서점에 들러 가장 두꺼운 요리책을 집어 들었다. 첫 요리책이 토마스 켈러의 <더 프렌치 런더리>였다. 그 요리를 하나둘씩 흉내 내기 시작했다.

요리에 두각을 나타내는 영재를 발견한 부모님은 아들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열 한 번째 생일에는 인덕션을 선물 받았고, 크리스마스에는 진공포장기를 선물 받았다. 플린도 자신이 아끼던 기타를 팔아 수비드 머신을 장만했다. 조리공간이 협소하자 침실을 개조해 주방으로 사용했다. 전기 공사도 새로 했고 고급 그릴을 집안에 들였다. 거실에 테이블을 놓기에 좁아 벽을 허물고 옷장을 뜯어냈다. 몇 개의 코스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을 때, 11살의 나이에 18코스의 메뉴를 선보이는 팝업 레스토랑을 열어 비평가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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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침실을 고쳐 주방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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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제나 창의적이고 싶었고, 저만의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죠.” 가족을 위해 하던 요리가 점점 발전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선보였다. 학교는 뒷전이었다. 인터넷 강의로 대체해 수료한 후, 얼리니아Alinea, 일레븐 메이슨 파크Eleven Maidson Park, 알마Alma를 거쳐 현업 경력도 쌓았다. 집에서 열리던 팝업 레스토랑은 베버리 힐즈Beverly Hills에 있는 비어비슬Bier Beisl로 옮겨 40명의 손님을 대상으로 12코스를 160불에 파는 큰 이벤트로 바뀌었다.

그는 전국 규모의 팝업 레스토랑 프로젝트 유레카Eureka를 기획했다. 8~10개의 테이스팅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유레카는 이미 로스엔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SF에서 이벤트를 치렀다. 오는 12일에는 뉴욕 웨스트 빌리지West Village지역에서 개점될 예정이다. 미식의 도시 뉴욕에서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뉴욕의 유레카는 일주일에 3일 오픈하며, 올 연말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유레카 뉴욕지점의 개점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팝업까지는 그러려니 했건만 16살짜리가 오너셰프로 활동하는 꼴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비판은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적고, 여러모로 셰프의 모자를 쓰기엔 아직 고생을 덜 했다.’로 축약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킨 건 셰프 데이비드 산토스David Santos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플린의 음식은 160불을 받을 가치가 없다며 “플린이 오너 셰프로 불린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수많은 셰프를 모욕하는 일이 된다.”라고 언급했다. 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정말 미안하지만 플린이 오너셰프가 된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라 믿어. 오늘은 아침엔 변소에 다녀왔는데 그 16살짜리 꼬마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양을 배설하고 왔어. 미디어도 플린을 셰프라고 띄워주는 데 나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 셰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얻을 수 있는 훈장이야. 훌륭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못 볼 꼴, 험한 꼴을 다 경험해야 하지. 부모가 깔아준 길을 잘 가는 방식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진정한 셰프라면 바닥에서부터 피땀 흘려 요리사가 된 사람과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당신을 똑같이 대할 수는 없어. 이런 식으로 160불의 음식값을 받는다? 난 그보다 값진 음식을 만들어내는 진짜 셰프의 이름을 수도 없이 댈 수 있어. 언젠가 당신도 훌륭한 셰프가 될 수 있겠지. 그 가능성을 부정하는 건 아냐. 하지만 진짜 셰프의 반대편에 서려면 그에 상응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아야지. 일주일에 3일만 장사하면서 테이스팅 메뉴 몇 개 만들어내는 건 어떤 바보라도 할 수 있을 거야. 그것마저 못한다면 완전 쓸모없는 녀석이겠지. 창의적인 요리를 하고 영감 받는 척하기 전에 주방의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을 대하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해. 혼란 속에서 요리를 실수 없이 내보낼 수 있어야 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의 지식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줄도 알아야 해. 이게 바로 셰프가 하는 일이야. 그럴싸해 보이는 음식 플레이팅만 하는 게 아니라고.

이에 플린은 “누구나 전면에 나서는 사람은 욕을 먹게 되어 있다.”라며 덤덤히 대응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미식전문지인 그럽 스트리트Grub Street는 플린과 인터뷰를 나눴고, 플린은 그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수많은 의심과 비판에 대해 답변했다. 주요한 답변 여섯 개를 추렸다.

| 오너셰프를 왜 이렇게 일찍 시작하려고 하나?

“왜 더 기다려야 하나?”라는 질문이 있으면 “왜 지금 하면 안 되나?”라는 질문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10년 더 기다렸다 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뭐가 달라지나요? 요리사가 되는 길을 간다고 해서 셰프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뛰어들어야죠.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 아닌가요? 네, 물론 저도 지금 이 시도가 완전히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알아요. 그건 좋은 점이죠. 언젠가 저는 제 레스토랑을 가지게 된다면 지금의 이 시도가 경험으로 쌓여 있을 테고, 그 때에는 이미 실패하지 않는 한 가지 방법을 배운 상태겠죠. 지금 시도하는 것을 미래의 관점에서 본다면 연습의 한 과정일 뿐입니다. 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서류 작업을 해보고 있고, 식재료 비용 관리에 대해서도 배우고 있어요. 커리어를 쌓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죠. 그나저나 왜 일반적인 방법만으로 해야 하는 거죠?

| 수많은 네티즌의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와서 드세요! 100가지 오해를 불러 일으킬 기사만 읽고 있지 말고요. 저는 요리를 사랑합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이건 정말 단순한 거에요. 저는 매일 밤 24명을 위해서 요리할거에요. 누군가는 와서 드실 수 있고, 어떤 바보는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네요.

| 160불이라는 다소 비싼 음식 가격에 대해

네, 여전히 비싼 가격입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선보일 메뉴의 식재료 값에는… 캐비어와 푸아그라가 포함되어 있죠. 그 외에도 고급 식재료가 많이 있어요. 오늘 아침엔 청과물시장에 가서 사과를 샀는데 1파운드에 5불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좋은 음식은 싸게 살 수 없어요. 저는 쓰레기 재료로 70불짜리 음식을 만들 바에는 최고급 식재료로 160불짜리 음식을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식사는 14코스로 이뤄져 있어요.

| 데이비드 산토스의 의견에 대해

저는 저 스스로를 셰프라고 부르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셰프로 불리면 안 될 이유도 없잖아요? 데이비드의 초점은 이거죠. 사람들은 정말 고단하게 일하면서 형편없는 삶을 살고 있어요. 맞아요, 인정합니다. 그런데 왜 그 고단한 삶이 요리사 인생의 표준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요리사가 되려면 누구나 끔찍한 삶을 살아야 하고, 가족과의 약속은 모두 포기해야 하고, 10년이 넘도록 가축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건가요? 왜 그게 셰프가 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거죠? 그걸 인정하는 건 그저 인생의 쓴맛만 더 느낄 뿐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악의는 하나도 없어요. 대부분의 사람이 그와 같은 관점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대중들에게 물어보세요. 나를 왜 셰프라고 불러야 하는지, 달리 방법이 있나요?

| 비판과 비난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때로는 불안했고 심란하기도 했습니다. 요리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존중하지 않았죠. 그리고 제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오해도 많았습니다. 완전히 사실과 다릅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어린 시절을 좀 보낼 필요가 있어.”라고요. 왜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어린 시절을 보내야 하죠? 저는 이미 저만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르네 레드제피Rene Redzepi도 처음엔 코펜하겐의 모든 사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몇 년 걸렸죠. 다행히도 터널의 끝에 다다르면 빛이 보인다고 합니다. 데이비드는 저에게 호통을 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는 훗날 같은 길을 가고 있을 거라는 점이에요. 둘 다 요리를 하고 있겠죠.

|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이야기에 대해

저는 12살 때부터 레스토랑에서 일했어요. 거의 5년이 되었네요. 말인즉슨, 제가 그저 아이디어만 가지고 이 일에 뛰어든 게 아니란 것입니다. 저는 요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시작했고, 여전히 요리를 사랑하니까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왜 사람들이 화를 내는지는 압니다. 모든 이야기는 저희 부모님이 돈이 많았다는 전제하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부자가 아니에요. 저희 부모님은 예술가인데, 그저 앞 뒤 가리지 않고 저를 지원했을 뿐입니다.

인터뷰 전문은 이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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